연극원의 개원 직후인 1994년 3월 30일, 영상원 개원 계획이 발표되었다. 이 시기는 영상정보산업의 중요성이 국가 발전 전략 차원에서 비중 있게 논의되던 때였다. 1995년 전후로 정보통신부가 신설되었고, 문화체육부 산하에는 ‘문화산업국’이 신설되어 영상매체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문화산업의 진흥을 중요한 정책 방향으로 설정했다. 영화와 새로운 영상매체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정책적 관심의 확대 및 산업구조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당시에는 이를 이끌어나갈 전문 인력 육성을 위한 교육적 기반이 매우 미비한 상황이었다. 국립 대학교에서는 영화학과가 존재하지 않았고, 디지털 영상매체의 교육을 담당하는 정규 교육기관 또한 존재하지 않았다. 이러한 사회적 요구로 인해 영상원은 앞서 개원한 원들보다도 대학 졸업자들이 더 많이 지원하였으며 첫해 신입생 선발에 20: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영상원은 시대적 요구와 급격한 산업구조의 변화를 염두에 두고, 기존의 교육 기관과는 달리 영화와 비디오, 텔레비전, 멀티미디어, 애니메이션 등 고전적인 매체부터 디지털미디어까지 영상매체의 모든 분야의 전공영역을 망라하는 종합영상매체 교육체제를 지향했다.
개원 당시 영상원의 입학시험은 실기시험 단계마다 내용이 달라 주목받았다. 1차와 2차의 경우 전체 학과 공통으로 진행되었고, 3차는 학과별로 방식이 달랐다. 1차는 영상물을 보고 주어진 문제에 따라 생각과 느낌을 글로 쓰는 것이었다. 2차는 영문을 읽고 주어진 문제에 답변하는 것과 주어진 영상 자료를 이용하여 연속적인 장면을 구성하는 것이었다. 3차는 영상디자인과의 경우, 주어진 사진들을 이용하여 새로운 이미지를 재구성하고 주어진 주제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이었다. 시나리오과는 주어진 영상작품에 대한 논평을 하는 것이었고, 영상연출 및 영상제작과는 주어진 주제에 대해 줄거리를 만들고 연속적인 장면을 구성하는 것과 영상작품을 본 후 주어진 문제에 대해 서술하는 것이었다. 전 학과 모두 3차에서 개인 면접 및 그룹 토의가 진행되었다. 당시 영상원의 입학시험은 “예술적 재능을 지닌 학생을 뽑는 ‘정도’를 찾는 일종의 실험”이라고 평가받기도 했다.
미술·영화 평론가이자 이론가인 최민 교수가 초대 영상원장으로 내정되자 영상원장을 포함한 교수진들은 교사 확보, 교과과정 준비, 첨단 기자재 구입 등의 개원 준비를 했다. 통합영상교육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은 국내에 유사한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교과과정의 경우 해외의 유명 영화학교와 뉴미디어 학교의 사례를 참고하되 국내 사정에 맞게 조정했다. 또한, 세부 전공별로 매우 특수한 지식을 요하는 다양한 종류의 첨단 기자재 구입의 경우에도 국내에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방대한 양의 조사연구가 필요했다. 1995년 1월 28일, 문화체육부 및 그 소속기관의 직제 개정이 이루어짐에 따라 영상원이 출범하였고, 같은 해 3월 8일 영상원 개원식이 열렸다.
영상원은 개원 당시 영상연출과, 영상제작과, 시나리오과(시나리오 전공·이론 전공), 영상디자인과 등 4개 학과로 출발했다. 이후 1997년에 영상만화과를 신설하고 1998년에는 시나리오과의 시나리오 전공과 이론 전공이 각각 시나리오과와 영상이론과로 분리 독립했다.1999년에는 영상연출과와 영상제작과, 그리고 시나리오과가 영화과로 통합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차후 실기학과는 영화, 멀티미디어, 애니메이션 3개 장르의 구별에 따라 학과 명칭을 재편했다. 방송영상과는 1998년부터 원내 의견 수렴을 거쳐 2001년에 신설하였다. 현재 영상원은 영화과, 멀티미디어영상과, 애니메이션과, 방송영상과, 영상이론과로 5개 학과 체제를 갖추고 있다.
초대 교수진
영상연출과·영상제작과: 오명훈, 홍순철
시나리오과: 김소영, 정진홍, 최민
영상디자인과: 김형수
교육 공간
1995년 3월 개원부터 1학기간 임대하여 사용한 남산 대원정사(용산구
후암동 358-17)는 3개 층에 총 80여 평으로 강의실 3개와 학과별 실기실
3개, 기자재실 1개, 도서실 1개, 사진현상실 1개, 교수실 6개, 행정실 겸
조교실 1개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 시기에는 남양주의 서울종합촬영소와
예술의전당 내 한국영상자료원 등에서 현장 실습을 병행했다. 1996년
2학기에는 구 석관동 교사에 입주하여 학과별 실기실, 기자재 보관실,
영상자료실 등 이전보다 시설을 확충하였다. 1997년 가을에는
영화제작시설의 핵심을 이루는 필름스튜디오(현 석관동캠퍼스
연희실습장)가 130평 상당의 온실 자리에 개수 공사를 거쳐 만들어지면서
본격적인 촬영 교육이 가능해졌다. 또한 영상기술관리실이 설치되어 기자재
관리에 체계를 갖추었다. 2006년 석관동캠퍼스 신축과 함께 기존 장비를
바탕으로 필름 스튜디오, TV 스튜디오, 블루스크린을 갖춘 특수효과
스튜디오 등을 건립함으로써 촬영 시설을 보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