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30주년을 맞이한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의 바다를 항해하는 선원의 마음으로 스스로를 성찰하고 새로운 30년의 각오를 다집니다.

한국예술종합학교는 새로운 예술교육의 패러다임을 만들어야 한다는 각계의 요청과 정부의 결단으로 출발했습니다. 그 여정은 매우 험난했습니다. 처음에는 온전한 교사를 갖추지 못해 여러 군데 흩어져 있는 공간들을 빌려 쓰고, 추위에 떨며 밤새 작업하고, 심지어 화장실에서 연주 연습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학생들, 교수님과 직원들이 오직 예술을 목표로 마음을 모으고 힘을 합쳤습니다. 대학 기구와 조직을 갖추고 6개원이 차례로 돛을 올리면서 한국예술종합학교는 단단하고 흔들리지 않는 배가 되어 넓은 바다에 나올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21세기의 변화한 예술교육환경, 급속한 기술의 발전과 세계화의 압력은 경험해 보지 못한 바다처럼 거대하고 막막합니다. 이강숙 초대 총장님께서는 한국예술종합학교의 교육 목표가 창조적 예술가의 양성에 그치지 않고 문화적 기후의 창조에 이를 것을 주문하신 바 있습니다. 사회적 대립과 모순을 극복하고 예술의 새로운 기후를 만드는 일은 우리 학교의 또 다른 사명입니다. 새로운 모험의 출발점에서 제도와 시설을 정비하고, 목표와 전략을 가다듬기 위해 지난 항해일지를 되돌아 봅니다.

‘항해일지: 한국예술종합학교 30주년’은 개교 30주년을 맞아 학교의 지난 역사를 연대기로 정리하고 주요한 사진, 영상, 서류, 기사를 수집한 살아있는 아카이브입니다. 대학 기구와 구성원, 주요 행사를 중심으로 구성한 현 아카이브에는 향후 6개원의 30주년 기록이 순차적으로 추가될 예정입니다. 한국예술종합학교가 헤쳐 온 여정을 통해 우리 사회에 예술교육에 대한 공감대가 더 굳건해지고, 재능이 넘치는 우리 학생들이 품은 예술정신이 환하게 응원받길 진심으로 희망합니다.

2022년 10월 21일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김 대 진